안나푸르나 라운딩 - 4일차

2019. 6. 18. 00:40해외 등산/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여행기간 : 2019년 2월 13일 ~ 27일 (14박 15일)

여행종류 : 해외 등산, 자유 여행

 

 

제 4일차 (2월 16일) 토요일

 

이동 경로

 

차메(Chame) ~ 탈레쿠(Thaleku) ~ 브라탕(Bhratang) ~ 두크레 포카리(Dhukure Pokhari) ~ 어퍼피상(Upper Pisanag)

 

=> 애초 일정 : 전날 포카리 도착 ~ 어퍼피상 ~ 갸루 ~ 나왈 ~ 뭉지 ~ 브라가(3,450m)

 

 

오전 7시 경 기상

모든 일정은 6시 기상, 7시 30분 출발이었다

 

그러나 전날부터 그 일정은 모두 틀어졌다

모든 롯지의 식사 준비 과정상.. 6시 경 식사가 불가능했다 (내 경험상.. 다른 이들.. 또는 다른 계절은 모르겠다)

식사는 아무리 빨라도 7시가 넘어야 했다

 

그래서 내 기상 시간도 1시간 늦어졌다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장을 가볍게 한 후 카메라를 들고 밤새 상황을 볼 겸 나가본다

밤새 눈은 그친건지... 

잠들기 전에 본 것에서 조금 더 온거 같았다

그래도..약 40cm는 족히 왔다

숙소 건너편의 이름도 없는 산..

등산로 따윈 없다

이곳에선 저런 곳에 올라가 목숨을 걸 필요따윈 없는 것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식당엔 난로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 모두 주방으로 들어왔다

이날 처음 본 네팔의 화덕?

벽을 세우고 그 위에 두꺼운 철판에 2~3개 정도의 구멍을 뚫어 놓고..

밑에 크기도 각각인 장작으로 불을 지핀다

찬장..

화려한 식기와 식판이 보인다

아침으로... 뭐 먹었지?

달밧인가?

전날 하산하는 한국분들이 닭볶음탕을 시켰는데 그거 남은 국물 조금 먹은거 같은데..

뭘 먹는었지는 사진도... 기록도 없기 때문에 모르겠다

8시 30분... 그 언저리에서 출발한 거 같다

마을이 생각보다 길었다

벗어나기까지 10여분 이상 걸린 듯 하다

이 사진은 마을 끝 부분에서 찍었다

마을 끝에 있는 집들

실력이 부족하여 눈을 표현하지 못했다

그걸 표현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오늘은 어퍼피상까지 가기로 했다

눈길이라.. 러셀을 하며 걸어야 해서 얼마나 걸릴지 알수가 없었다

출발할 때... 간절히 바랬다

누군가가 먼저 길을 만들었기를...

그 길은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될 것이다

안나의 여신이 내게 허락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

 

근데.. 내 눈에 보이는 선구자들은..

네팔의 주민들이었다

가족.. 부모와 딸..

눈이 많은 곳은 무릎까지도 오는.. (그나마 먼저 간 사람들이 있어 살짝 다져진게 이 정도 깊이다)

저 곳을 집에서나 입는 옷에 운동화로 걷고 있다

잘은 모르겠고.. 공부도 안했지만

마낭이나 피상.. 이런 지명은 구, 읍면동, 리 뭐 이런 개념인거 같다

마낭이 그 중 가장 큰 지명이었던 거 같고..

검색하기도 귀찮다

앞선 발자국을 밟고 가는 중...

종아리까지 잠긴다

발 두개밖에 들어가지 않는 정도의 좁은 러셀길..

1자 걸음으로 걷는다

그 옆에 발 한번 담가봤더니 무릎 이상 빠져 버렸다

09:50분

탈레쿠 마낭 (마낭구 탈레쿠동? 뭐 그럴듯하다)

모든 롯지마다 이렇게 와이파이, 샤워 등등이 적혀 있다

앞으로 어디서나 보게 될 야크

양 옆은 사과 농장이다

사과로 유명한 지역이라 했는데 뭐 지금은 겨울철이니..

11:24분 브랑탕

 

마니차

경전이 새겨져 있는 원통이다

마니차 안에는 경문이 들어있어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같다고 한다

문맹률이 높은 티벳, 네팔 주변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마을이 있는 모든 곳에 여러 종류의 마니차가 있다

예전 차마고도를 가기 전에 본 KBS다큐에서 이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따라가 브랑탕의 롯지는 모두 폐쇄됐다고 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1군데만 영업 아닌 영업을 했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 제공 정도만 가능했다

행동식을 먹으며 10여분 정도 쉬다가 출발한다

 

사과 저장소? 

사과가 맛있고 가격이 얼마라고 했었는데 당연히 기억을 못한다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건물이 최신식 호텔급?의 숙소다

 

나는 배가 고팠는데.. 따라가 포카리 가서 먹자고 한다

이때 난 기분 상했었다

배고픈거 정말 싫어한단 말이다!!!

말도 잘 안통하고.. 난 정보도 모르고.. 

이곳에선 식사가 안된다고 하니.. 그냥 갈 수 밖에...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다

오른쪽의 숙소에서 식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그래서 이날 저녁 기분이 많이 상했다

이곳에서 계속 보게 되는 타르쵸

경전을 새긴 오색(노랑, 빨강, 파랑, 휜, 연두색)깃발이다

마니차, 타르쵸...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경전을 적어 놓았다

믿음은 강해 모든 일상에 불교가 들어와 있지만 부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없기에..

이렇게 만지는 것으로...

보는 것으로..

그 가르침을 배우고 깨닫게 된다... 는 믿음..

지금 문득 든 생각은.. 그 옛날.. 저 글들은 누구 쓴거지?

글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일텐데.. 

저 많은 물량을 어찌 감당했을런지..

문맹자가 썻다면 그렸다는 건데.. 

그 또한 어마어마한 노력이었을 것이다

사과 농장은 계속 이어지고

길은 전혀~~~~~~~ 힘들지 않다

왜냐하면.. 당연하게도 임도길로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해발 3,000m 정도의 높이지만 이뇨제를 며칠전부터 먹어서인지

이 정도의 높이는 경험으로 인해 적응이 된건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괜찮다

여기 오기 10여분 전 쯤이 이날 가장 무서웠던? 순간이라고 할까?

산의 경사로에 눈이 쌓여 있고, 왼쪽은 계곡(강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폭이다) 낭떠러지였다

앞선 발자욱을 따라 걷지만 처음이라는 경험은 모든 것을 어렵게만 느끼게 할 뿐이다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넘어갔다

고작 20여미터 정도밖에 안되는 길이었는데..

이 길을... 사람이 뚫었다

그 옛날에는 곡괭이 같은 걸로..

지금은 폭약으로..

이 길로.. 차도 다닌다;;

러셀이 되어 있는 눈의 깊이를 표현하고 싶었다

표현은 가능했지만.. 그렇게 하면 모든 색이 어두워진다

밤도 아니니 그렇게 찍을 순 없다

그래도 꼴에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아무튼 러셀이 되어 있지 않은 곳이나 앞선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

발이 디뎌지면 여지없이  종아리까지 빠져버린다

정말 새로운 경험..

계속해서 빠지며 걸었지만 그로 인한 체력적인 문제를 느끼진 못했다

이미 올라가면서 철수하는 몇몇 분들을 봤었다

그리고...

또 다시 5~6명(트레커만)이 철수한다ㅜㅜ

 

올라가는 내내 내 머리속에는 온통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제발 철수하지 말고 나 갈때까지 기다려라'

'같이 길 뚫고 넘어가보자'

이 생각 뿐이었다

그건 내 생각일 뿐

내가 철수하기 전날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철수를 해버렸다;;

 

지금 철수하는 분들은 외국인(나도 외국인이다)이었는데 마낭에서 철수 한다고 했던거 같다

이 다리를 건너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숲속은.. 더욱 깊은 눈속이었다

길 중간 중간에 간이 매점 같은 판자건물이 여럿 있었고(대부분이 버려진 상태)

폐쇄된 롯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올라가면서 잠시 인사를 한 독일 여자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쉬어가려고 들어오려는 것 같아

소리를 질러 (here) 같이 잠시 쉬어가며 가져온 행동식을 나눠준다 (감말랭이)

젊은 친구였는데 혼자 왔고.. 덩치가...나보다 좋았다;;

동양인의 굴욕이라고나 할까나.. 

키가 5cm만 더 컷어도..!!!

암튼 그 친구는 다음날까지 보게되지만 그 이후는 알 수가 없다

더 올라갔을 거라는 추측만 해본다

14:39분

두크레 포카리

길의 눈은 근 2m 이상 쌓여 있다

영업 중인 롯지에서 길로 퍼낸 눈의 높이가 그렇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러 후기에 마늘스프가 고산증에 도움이 된다해서

마늘스프를 시켰는데...

내가 생각한.. 우리나라에서 먹던 그런 크림스프 같은 그런게 아니었다

그냥...

마늘국이었다;;;

매운걸 싫어하는 나는..

으.. 도저히 못 먹겠더라

속은 계속 쓰리고.. 더 먹었다는 탈 날까봐 남겼다

 

사진은 없지만(현지인들은 되도록이면 찍질 않았다)

어머니와 딸둘이 있었다

전혀.. 씻지도 않은 듯한 모습..

막내는 5~6살 정도의 나이같았는데 유투브로.. 상어 노래를 보고 있었다

차메에서의 아이도 한국 유투브를 보고 있었고..

대단하다. 우리나라!!

근데.. 난 왜 인터넷이 안 터진다냐..

사전 정보에는 현지유심(Ncell)을 구입하라 했지만..

트레킹 중에 거의 터지질 않았다

오히려 다른 브랜드인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통신사는.. 잘만 되더라

젠장.. 후기 쓴 놈들은 대체 뭐다냐..

심지어 여행사에서도 Ncell을 추천했다;;

한참을 쉬고 나와 다시 출발한다

엄청나게 넓은 평지라고 해야 하나

이미 3,000m가 넘는 고지에 올라와 있건만

주변 산들로 인해 그저 강원도의 어느 산골을 가는 느낌이었다

저~~~ 멀리 오른쪽에 오늘의 목적지인 어퍼피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왼쪽은 계곡 건너에 있는 로우피상이다

로우피상은 임도길로 뭉지까지 연결되어 마낭까지 갈 수 있고

어퍼피상은 산길로 뭉지까지 연결되어 마낭까지 갈 수 있다

쉽게 말해 두크레포카리에서 양 갈래 임도길과 산길로 나뉘는 것이다

난 당연하게도 산길을 택했다

15:55분 

어퍼피상 도착

여기서 따라는

1. 어퍼피상?

2. 로우피상?

3. 원하는 롯지

3가지 중 선택을 하라고 한다

난 당연 1. 어퍼피상(여기가 산 중턱이니까!)

그리고 3번에서...

난 애초에 롯지에 대한 정보도 얻지 않았었다

그런데.. 전날 차메에서 만난 한국인 1명이 따로 올라오면서 중간에 만났는데

어퍼피상의 로얄 호텔이 좋다고 거기서 보자고 했는데

따라에게 거기로 가자면서..

그래도 너가 가고 싶은데 있으면 그리로 가자 했더니..

이 녀석이 정말 자기가 가고 싶은데로만 간다ㅡㅡ;;

한국말은 그 뜻이 아니란 말이다!!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

따라는 자신이 거래하는 롯지로 가려고 했던 거 같았다

왼쪽의 목재 건물 부근이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로얄 호텔이 있다.. 

거길 지나서 다른 곳으로 간다

 

그런데..

어퍼피상 도착 30여분 전부터..

허리가 아프고 등에 담이 걸리려 하고 있었다

배낭이 너무도 가벼웠던 것이다

한 6~7kg 정도의 무게였는데..

왼쪽 가슴에 매단 카메라의 무게로 인해 

몇시간 동안 계속해서 자세가 틀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스틱도 출발 1시간만에 부러져 주로 오른쪽으로만 썻더니 

중심잡기도 어려워서 그런지 왼쪽 골반이 욱씬거린다

몸이 아프니..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고소증상인지 통증문제인지

피상 도착 후 숙소로 올라가는 것도 힘들었다

 

더욱이.. 따라가 생각했던 숙소는 철수를 해버려 문을 닫았다

따라가 몇군데 더 찾아본 후에야 숙소를 정할 수 있었다

오직 우리 둘뿐인 롯지

 

도착하자마자
파워젤하나 먹고 다이닝룸가서 단백질 보충제를 먹었다
아울러 발포비타민, 비타민정 2개도 함께 먹었다

지금의 힘듦이 영양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로를 피워달라고 요청한 후..

아마도 6시부터 피워준다고 했던거 같다

우리는 4시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짜증이 확 밀려왔다

다른 곳에 숙소를 정한 것도.. 그 숙소가 문을 닫아 이곳에 온 것도

돈 줄테니 지금 당장 난로를 피라고 뭐라하니..

장작을 떼준다..

(그래도 따라 이녀석이 고수다. 싱글싱글 거리며 다 받아준다ㅡㅡ;;)

 

밥 먹기 전까지 옷을 갈아 입고 다 젖은 등산화를 저렇게 말린다

(이렇게 말리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저 등산화 저런 상태로 밤새 놔두면 얼어버린다;;)

따라는 안 말린다는 걸 내가 억지로 말리게 했다

너 큰일 난다고..

지금 보니.. 이 때만 해도 등산화 앞부분이 멀쩡했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다신 절대로 이렇게 말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헌 등산화 신고가던가ㅡㅡ;;

밥을 먹으면서 따라와 여러 가능성을 두고 일정을 조율했다

1. 완주할 수 있는 일정

2. 철수하는 일정

3. 마낭까지 가고 철수 하는 일정

 

1번을 진행하려면 마낭에서 수십명이 모여 러셀로 뚫고 가야 한다

하지만.. 마낭에는 사람이 얼마 없었다

만약 갈 수 없다면 철수를 해야 하는데.. 철수하는 시간도 고려를 해야 한다

 

그래도 따라가 경험이 많아 시간 계산을 해준다

역시나 일단 갈 수 있는데까지 가자

로 결정한다

 

밥을 다 먹고 나서 발코니로 나가 눈 앞의 거대한 산을 찍는다

안나푸르나 2봉이다

내가 있는 어퍼피상은 해발 3,310m 

눈 앞에 보이는 저 안나푸르나 2봉은 7,130m다

저 산 밑의 로우피상은 3,240m다

아무리 봐도 로우피상에서 정상까지의 높이가 4,000m가 되어 보이진 않는다

기껏해야 1,000~2,000m 정도처럼 보인다

이 거리감의 고민은 계속 된다 (실제로는 한국에서 봐온 거리감이 이곳에선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구름이 조금 없어지긴 했다

마낭 이후 갈 수 있을까?

하루만에 상황이 달라질까?

생각해 본다

부러진 스틱

사전 정보에 돌아올 때 스틱이 기내반입이 안 될 수 있다 해서..

고민고민하다가 여행사에 레키스틱으로 부탁을 했는데..

왠지 믿음이 가질 않는 짝퉁같은 스틱을 줬었다

그게 단 1시간만에 부러진 것이다

 

테이프가 없는 이곳..

주인장이 끈과 라면봉투 같은 걸로.. 기가 막히게(된 것처럼) 해줬다

 

등산화를 말리면서 따라에게 한국의 숫자를 가르쳐준다

일 이 삼 사

하나 둘 셋 넷

신기하다

영어 한마디도 못하면서

이런 대화를 한다는 것이..

20:40분 취침

가져간 동계 침낭... 가져오길 잘했다

숙소는 거의 영하의 기온이다

난방따윈 없다!!

 

잠든지 1시간만에 깬다

1시간 가량을 뒤척이다 화장실을 간다..

그런데... 설사..ㅜㅜ;;

 

동계 침낭에 오리털 패딩을 입고 자고 있는데도 몸에 열이 오르질 않는다

2년 전의 오모테긴자의 악몽이 떠오른다

 

아팠던 허리에 이제서야 파스를 붙인다

허리 문제로 도수치료를 꾸준히 받았는데.. 

병원을 바꾸고 나서는 허리를 살짝 꺽으면 아프다

주사 맞고 올걸.. 하고 후회를 한다

 

다이닝룸이 춥진 안핬지만 그렇다고 충분히 따듯하지도 않았다
난로 앞에서 몸을 덥히면 열이나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다

물병 보온케이스를 벗겨서 몸속에 품는다

(날진 물병을 가져가 잘 때 뜨거운 물을 넣고 침낭 안에서 품고 잤다)
다시 잠들었지만 
1시간만에 깬다
자꾸 똥 마려운 기분이라 또 화장실가서 싼다
앉았다 일어날때마다 무릎아프고

(정말 오랫만에 쪼그리고 앉는거라 그런거 같다

무릎에 정말 안좋은데.. 자꾸 그 생각만이 들었다)
발은 찌릿찌릿하다 (피가 안 통해서;;)
고소증상이 궁금해서 출력해간걸 보니
증상 중 불면증이 있다
나 이거 불면증인건가?
씻고 싶다
마낭가서 핫샤워를 할수 있을까?
해도 괜찮을까?
속옷을 갈아입을까?
여러 생각을 한다

들어와서 몸살약을 하나 먹는다
이렇게라도 몸속 냉기를 빼야한다
이번에 패딩을입고 침낭안으로 들어가서 열이 오르길 바래본다

잠든다
그러나 이번엔 2시간만에 깬다
침낭안에서 30여분을 뒤척인다
패딩을 입어서 너무도 갑갑하다
갑자기 그냥 다 포기하고 편해지고 싶다
씻는 것도 갑갑함도..

몸이 춥고 자주 깨는 것이 고소증상인거 같아서 따라가 준 다이나목스를 하나 먹는다
문득.. 물 맛이 이상하다?
나 지금 화장실 들락날락 한거...
혹시 물갈이 인가? 란 생각도 든다

(숙소 근처에서 그냥 길 근처에 수도꼭지에 천을 길게 묶어 놓고 물을 계속 틀어놨었다

계곡물인 거다)
그런 생각이 드니
또 배가 아프다 ;;

창 밖을 보니 달이 엄청 밝다

상현망.. 보름달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난 왜.. 늘 보름달 무렵에만 외국 산에 가는 걸까;;;;
구름도 많이 걷혔고... 

내일 날씨가 좋으려나.. 갈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상태로 갈수 있을까? 
라며 걱정한다

마지막에 침낭 얘기부터는 

잠이 오지 않아 새벽 3시에 핸드폰에 쓴 글이다..

그리고 결국 지사제와 물약하나 먹고 
또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방구만 끼고 있다
이게 고소증상 중 하나인가?
하긴..
처음 북알프스 갔을 때도 첫날 잠은 잘 못자고 화장실을 두어번은 다녀왔었지만
여긴...벌써 4번째다ㅠ.ㅠ 

 

다시 침낭 속으로 파고들며... 

내일은 날이 정말 좋아서 무사히 갈 수 있기를...

이 설사도 멎기를... 

바래본다..

 

내일은 컨디션 최악일듯 싶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