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라운딩 - 시작하기

2019. 5. 15. 01:34해외 등산/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준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이

아마도 여행사 선택일 것이다

 

여행사를 선택하는 방법은 크게 5가지

 

1. 국내 여행사 - 패키지 상품(단체)

2. 국내 여행사 - 개인 또는 소수 단체

3. 현지(네팔) 여행사 - 한국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한국인에게 특화된 상품 개발 (다 같은 거지만)

4. 현지 가이드 또는 포터 섭외

5. 단독 트레킹

 

이 중에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선택하면 된다

 

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나마 믿을 수 있는 2번 국내 여행사를 선택했다

여행사는 종로포카라 여행사

 

여행 기간은 14일, 코스는 아래 4개 중 하나

 

1.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2. 안나푸르나 라운딩(서킷)

3.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4. 히말라야 3패스

이 중 4번 3패스를 추천 받았었다

4000m 급 산을 3번 넘어야 한다

 

당연히 3패스를 선택했다

난.. 힘들 땐 몸을 혹사시키는 경향이 있다

'넌 힘들어 마땅해..'

 

그리고 얼마 뒤 다시 찾아가 얘기를 나눈 후에 2번 안나푸르나 라운딩으로 결정했다

내가.. 하고 싶다고 ...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준비는 '네히트' 카페를 통해 약간의 검색과 질문을 통해 작은 정보만 얻고 있었다

 

그러다 후기를 읽게 되고 난 순간의 선택을 다시 강요받았다

 

그것은...

 

이 히말라야란 곳이..

이 트레킹이란 것이.....

속된 말로..

정말 쉽게 말하면...

개나 소나 다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생전 가야 등산이란 것을 해본 적도 없는 사람도...

운동이란 것도 해본 적도 없는 사람도.....

 

그저 시간과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난 다시 후회를 한다 (이미 여행사와 1차 일정 협의를 한 상태였다)

 

개나 소나 갈 수 있는 곳을 가야 하는가?

개나 소나는 못가는 좀 더 힘든 곳을 선택해야 하는가?....

(차라리 북알프스 남북 종주를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지난 4년간의 후회를...

되돌리고... 다시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결국 안나푸르나를 선택했다

 

그리고 여행사의 일정을 확인해 보니

고산증과 체력유지를 위해 초보자? 기준으로 되어 있었다

14박 15일의 기간 중 7박 8일(고산 적응일 포함)만 걷는 일정이었다

(아이스레이크, 틸리초 호수 제외)

 

그렇게 고민은 시작되었다

 

가장 고민한 것이 일정

 

난...

앞서 말한대로 몸을 혹사시켜야 했다

그래서 일정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걷는 일정으로...

(출국/귀국, 네팔내 이동 빼고)

 

아이스레이크, 틸리초 호수, 푼힐 전망대...까지 모두 넣었다

 

이 일정을 짜기 위해 많은 검색(정말인가?)을 하고 무수히 수정하며

여행사와 많은 상담을 했다

 

하지만...

나온 결정은.. 일정은 일정일 뿐..

현지에 가서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 이었다

 

두번째 고민이

 

가이드 겸 포터(한국인에게만 존재한다고 한다)는 약 8kg 정도의 짐만을 들어준다

포터는 약 20kg

 

가이드는 겸 포터는 가이드와 포터의 업무를 병행

포터는 포터의 업무만 진행 (짐을 짊어지고 그날의 목적지까지 혼자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함)

 

내가 약 8~10kg를 짊어져야 한다

일반적인 산행이라면 전혀 문제 없지만..

 

고산이란 것이 걱정이 된다

 

처음엔 내 박배낭을 가이드에게 주려고 했으나 이 무게만도 3kg가 넘는지라..

가이드 배낭은 따로 가져오라고 부탁한 후

내 배낭과 나머지 짐은 캐리어에 담아서 가기로 했다

 

세번째 고민이 고산증이었다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이곳은 고산증이 더 잘..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는 곳이다

어떻게 대비를 해야하는가...

 

많은 후기에는..

증상이 왔을 때..

이뇨제나 발기부전제를 쪼개 먹었다

거나

아스피린을 먹었다

였었다

 

뭔 바보같은 짓이란 말인가?

 

분명 예방? 적응? 차원에서 그 이전부터 미리 미리 먹는 것이 좋다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내 질문에 많은 댓글의 대부분은..

 

1. 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2. 그렇게 가는 것이 무리한 것이다. 고산을 우습게 보지 마라

이 두가지 였다

 

지들은 뭐가 그리 잘나서..

그냥 가서 몸으로 때우다 코피 쏟고 하산하거나 이게 뭐 좋은 일이라고..

약이 비싼것도..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고..

그깟 부작용이 평생 가는 것도 아니고...

그럼 일반약은 왜 먹나

그냥 몸으로 때우다 더 큰 병을 얻지

 

말로만 잘난체 하는 것들이란....

 

난 그냥 예방접종 한다 생각하고 미리미리 먹을란다

 

이렇게 나의 고민들은 계속 늘어나고.. 정리하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나의 방황도 계속 되고 있었다

 

어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아무 생각없이 걷고만 싶었다 (사실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라운딩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 산행도...

나 혼자 간다

혼자 가는 것이 마음 편하다

 

타국에서 누군가와 동행하여 그..또는 그들을 챙길 자신이 없다

국내에선 늘.. 언제나... 동행자를 챙길 자신에 가득차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모든 자신을 제한하게 된다

 

그렇게...

혼자 가게 되는 것이다..

 

마침내..

많은 고민을 거듭하며

모든 계획을 끝 마쳤다

 

계획의 완성은 오직 하늘에 맡기며...

내가 원하는 그 모습들과 경험을 얻고 오길 간절히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