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협 & 옥룡설산 4일차

2016. 4. 13. 20:17해외 등산/중국 호도협 & 옥룡설산

여행기간 : 2016년 2월 6일 ~ 14일 (8박 9일)

여행종류 : 해외 등산, 자유 여행 

 

 

제 4일차 (2월 9일)

 

이동 경로

상호도협 - 나시객잔 - 28밴드 - 차마객잔

 

 

다음날 아침

어제 먹은 백숙으로 닭죽을 끓여서 먹고..

해장이 되진 않지만 닭죽은 잘 먹는다

 

출발하려 하는데 우석이가 해 뜨고 있다고 알려준다

부리나케 옥상으로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데..

뭐라 부르는지 단어가 생각나질 않는다

 

노을.. 의 반대말..

여명.. 이다

며칠 뒤에서야 가영이가 알려줘서 겨우 인지하게 된다

 

정말로 아름답다

이 곳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들고

온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곳이다

 

내가 살아온 곳이 그 반대라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지만.. 

 

오전 9시 40분

하산하기 위해 중도객잔을 향해 출발한다

 

출발전에 진통제 3개를 한번에 먹는다

내 위가 걱정이다

술에... 진통제에... 진통제 처방 받은 약엔 위 보호제가 포함되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하산 시간이 4시간 정도라는 것이다

시간 관계상 중호도협으로 내려가진 않기로 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날씨가 좋다

 

시작하자 마자 잠시 길을 잘못 들어 헤매긴 했지만

제 길을 찾아간다

이정표가 밑에 사진처럼 돌에 락카로 표시해 놓은 것이 전부이다

 

하긴...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라 하지만 그건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그것을 관광자원화 하는 관청이나 그 혜택을 받는 일반들에겐 생소한 것일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불과 10여년 전엔 이랬을테니까

 

저 멀리 보이는 외국인..

매트가 보이는 것이 야영을 한 모양이다

키가 크니 자세가 나온다

 

진통제를 먹었지만 여전히 무릎이 아프다

그 나마 다행인 건 한라산 때보단.. 덜 아프고..

어제보다도 덜 하다는 것이다

 

약발인 건지.. 그동안의 치료 효과를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이다

 

 

입고 있는 옷이 어느 브랜드인지 궁금했다

남자들은 한국어만 할 수 있고..ㅋㅋ

여자들만 대화를 할 수 있다

 

야영을 한 건데.. 정말 부러웠다

 

맑은 옥빛의 금사강

왼쪽은 옥룡설산... 오른쪽은 호도협이다

 

오늘의 코스는 산 능선을 타고 살포시 걷기만 하면 되는 참 편한 길이다

어제처럼 오르막이 아니라서 더 편하게 주위를 눈에 담을 수 있어 좋다

 

이런 길을 그 옛날 누군가들이 개척으로 하고

그 후손들이 조금씩 조금씩 가다듬어 지금의 이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타국인이 이 길을 이처럼 여유롭게 여행하고 있는것이다

그들의 기나긴 고난이 생각난다 

 

 

 

 

이 한장으로 이날의 트레킹이 모두 설명되는 듯 하다

많은 블로그에서 나오는 포인트..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늘은 푸르르고 적당한 기온에 여전히 모든 것이 완벽하다

저 멀리 중도객잔이 있는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도객잔에 도착하여 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바라본 옥룡설산

어느 곳에서 봐도 엄청난 위용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천하제일풍경의 화장실

서서 보면 맞는 말이지만

앉으면 옆으로 봐야하고.. 시선이 차단된다^^

 

이런 곳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안으로 들어가니 온통 한국어만 보이고...

온통 한국말만 들린다

 

호도협은 한국에게만 유명한 곳인거였나?

그런데.. 왜 저런 흔적을 저리도 많이들 남겨 놓는 것이지?

 

어제.. 그 폐허가 된 건물의 쪽지처럼..

그런 걸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인가?

조용히... 아무 흔적도 없이 왔다 갈 수는 없는 것인가..

 

이 곳에서 유명하다는 애플파이

다른 음식들이 정말 맛이 없나 보다

어릴 적 엄마가 해 주시던 빵이 생각난다

내가 유일하게 만들어 달라고 하는 음식인 그 빵..

단 한번을 안해주시지만...

그 맛을 난 잊을수가 없다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데..

"백수대" 멋진 곳인데 갔다가 오면 밤 9~10시가 될 거 같다

다음날 일정이 옥룡설산이라서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현재 시간 12시

티나객잔으로 출발 준비

 

우연히 돌아온 길을 뒤돌아보는데...

엄청난 것이 보인다

산 비탈 전부가 동물들이 만든 길이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다니고 다니면 이런 모양의 길들이 만들어 지는 것일까

이들은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게 된 것일까

당연히 전쟁과... 기근이겠지만....

 

그때에도 이 옥빛의 금사강은 변함없이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

 

관음폭포

어디서 저 물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인지 신기하기만 하다

 

 

 

 

등산이 좋은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천천히... 한 발자욱씩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 있고 다시금 내려와 있다는 것이다

 

인생도 이처럼 한 발자욱씩 걸으면서 살아가는 것인데....

 

편한 길이 끝나고 힘든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다시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다

진통제 하나를 몰래 먹는다

남겨두길 잘했다

딱 필요한 만큼만 남겨져 있었다

 

장선생객잔

중호도협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길도 험하고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해서 가지 않고 티나객잔으로 이동한다

 

무릎 통증으로 인해 뒤에서 내려가는데 먼저 가고 있던 우영이가 중도객잔에서 본 한국인과 얘기 중이다

옥룡설산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데..

올라간 사람들 태반이 고산증에 누워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냥 관광을 온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하고 왔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물도 많이 마시고.. 약도 많이 준비했고 혹시 몰라 산소도 구입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티나객잔인가 보다 했는데...

 

우측 나무 밑으로 티나객잔이 있다

 

14시 20분 티나객잔 도착

약 5시간의 트레킹

이 또한 정확하다

 

구 건물과 신축 건물이 있는데

우린 신축 건물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그리고 난 또 다시 빼갈 원샷...

 

이 곳에 와서 매일 매 끼니마다 술이다

빼갈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쳤다..

술을 마시면... 마셔야만.. 편해진다

모든 것이..

난 술 뒤로 숨고 있는 것이었다

 

빵차를 불러

관광안내책자에서 멋져 보이던 양쯔강 제 1만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빵차가 호도협을 벗어나 이곳까지 온다

 

어제 빵차 기사는 영업권 때문에 못 들어간다 했는데...

짜증난다

 

양쯔강 제 1만이다

예상대로.. 사진빨이었다

정말 볼거 하나 없다

 

호도협에서 이곳까지 데려다 준 빵차가 다른 차로 바뀐다

A 빵차 : 호도협 -> 양쯔강 제1

B 빵차 : 양쯔강 제1-> 리장 고성

그래도 전체 빵차 비용 500위안..

이곳 사람들 서로서로 상부상조가 참 잘 되어 있다

 

여러모로...

 

12일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리장으로 돌아온다

멀리 리장이 보인다

 

숙소에 있는 카페 사진 (우석이 촬영)

 

 

 

숙소 객주인이 추천해 준 식당으로 온다

객주인의 친절이 정말 고마울 뿐이다

 

이 곳은... 독실이다

당연히 문이 있다

 

 

모든 음식들을 정이를 통해서 알아본 후에 주문한다

주문에만 몇십분이 걸렸지만 먹을 만하다

 

 

 

단 하나

이것만 매워서 못 먹겠다

근데.. 왜 매운 걸 못 먹으면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거지?

그리고 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거지?

 

나도 한국 사람이지만... 우리 나라는 이상한 편견들이 존재한다

 

 

 

여기는 숙소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식당은 반대 방향이고...

동선이 어떻게 됐던건지 기억이 잘 안난다

 

리장의 야경을 보기 위해 이동하는데

고성 내의 모든 건물이 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직접 베를 짜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 텅빈 베틀만 봤었는데 이 곳은 직접 베를 짜서 팔고 있다

그럼에도 가격이 정말 싸다

싼건 한장에 10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곳

마음 속에 늘 멋있다고 생각했던 그 곳에 와 있는 것이다

 

첫날 도착 했을 땐 설날 당일이라서 거리가 한산했는데

설날이 지나니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관광객들로 붐빈다

 

가는 내내 설렌다

얼마나 멋진 야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지

 

1초... 의 시간이 만들어 낸 형상

사람에게 1초는 지극히 짧은 시간이지만

사진은 이렇게 긴 시간이다

 

리장 고성의 전경을 보기 위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지만

생각한 각도가 나오질 않는다

다른 건물로 올라가면 좋겠지만 올라갈 수도 없고

일행이 기다리고 있어 그만 돌아간다

 

일행이 있는 전망대를 겸한 찾집으로 왔지만 여기도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야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쉽다..

 

1박 2일 동안 약 12시간의 트레킹

호도협의 전체 일정은

상호도협 계곡 - 상호도협 - 나시객잔 - 28밴드 - 차마객잔 - 중도객잔 - 티나객잔 이다

 

한국에서 출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강행군인데

난.. 이상하게도 힘들진 않다

 

숙소에 돌아오니 거의 12시가 다 되어 있다

 

내일 옥룡설산의 코스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하산 후에 '람월곡' 을 들를까 하는데 그러려면 출발 시간을 앞 당겨야 한다

빵차 시간을 변경하지 못해 그냥 8시에 출발하기로 한다

 

내일은 호도협보다 더 높게 올라가므로 혹시 몰라 이뇨제를 하나씩 복용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남자들하고 우영이 정이는 카드 한판 해주고 새벽에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