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협 & 옥룡설산 3일차

2016. 4. 11. 22:41해외 등산/중국 호도협 & 옥룡설산

여행기간 : 2016년 2월 6일 ~ 14일 (8박 9일)

여행종류 : 해외 등산, 자유 여행 

 

 

제 3일차 (2월 8일)

 

이동 경로

상호도협 - 나시객잔 - 28밴드 - 차마객잔

 

 

 

숙소에서 간단한 아침을 한 후

미리 예약해 둔 빵차를 타고 출발한다

빵차(콜벤)는 우리나라 다마스 보다 조금 큰 8인승의 차인데 좁다

 

출발 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분 빨리 간다하여 톨비 40원을 추가로 부담하고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호도협까지 500+ 톨비 40= 540

 

호도협에 거의 다와서 하늘이 정말 푸르르다

차 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한 장

 

드디어 도착

호도협까지 약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됐다

 

>>국가중점풍경명성구  >>국가AA급여유풍경구..호도협

 

이 다리 앞에서 영업권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면서 우리를 내려준다

 

어떤 블로그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였는데..

다리 건너 2~3분만 걸어가면 상호도협 시작 지점에 도착한다 해서 그냥 걸어가기로 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옆 가게에 물어보니

호도협 매표소까지 여기서부터 12km 이상 거리란다

명절이라 빵차는 없고..

자기들이 태워주는데 1인당 50원씩 이란다

 

아... 첫번째 빵차에 당했다

영업권 어쩌고 저쩌고가 말이 안된다면서 투덜거렸더니

나한테 뭐라한다 더 짜증난다

뒤통수 맞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모두들 당황한 얼굴들...

 

어쩔 수 없이 빵차를 타고 매표소까지 왔는데...

12km도 안된다. 또 당했다..

 

어쩔 수 없지..라고 넘어가야지

우린 외국인이고 여긴 초행길이니 어쩌겠는가

 

상호도협전경도

 

상호도협 계곡으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데

무릎 통증 장난 아니다

진통제 몇개를 한번에 먹고 맨 뒤에서 쩔뚝거리면서 내려간다

 

협곡... 난생 처음 보는 협곡이다

이리도 깊은 협곡이라니

어딘가엔 이보다 더 엄청난 곳이 있겠지만

내가 있는 이곳이 언제나 최고이다

하물며 난 이런 풍경은 처음 본 것이 아닌가

 

물은 옥색이고... 참 좋을 때 왔다

우기에는 흙탕물이 폭포처럼 흐르지만 지금은 건기라서 이처럼 맑은 옥빛의 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계곡이 좁아지니 물이 부서지며 급류가 된다

호랑이가 저 바위를 타고 계곡을 건너갔다 해서 '호도협' 이라고 한다

 

이 호랑이이다

이번에도 우영이 따라하기

이 포즈 괜찮다~~^^

 

배낭이 주머니가 없어서 주렁주렁 매달았다

카메라 렌즈, 구급낭, 선그라스, 물병..

 

 

 

그냥 서 있는 자세는 정말 정말 어색해

까불까불 거리는게 오히려 더 편해

 

 

저 밑에 돌에 누군가가 뭔가를 적어놨다

 

여기서도 있는.. 이름은 모르지만..

 

본격적인 트레킹을 위해 계곡을 올라오는네 모두들 힘들어한다

이미 이곳은 해발 2000m가 넘는 곳이다

난... 아주~~~~~ 살짝 좀 더 호흡이 부족하지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나시객잔으로 가는 들머리를 가기 위해 도로를 걷는데

뒤를 돌아볼 때마다 저 멀리 옥룡설산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볼때마다 나오는 건

우~~~~~~~~~~~~~~ 와~~~~~~~~~~~~~~~~~~~~

탄성~~~~~~~ 또 탄성 뿐~~~~~~~~~~~~~

 

날씨가 정말로 좋다

하늘도 맑고 맑은 하늘을 더 빛내주는 새하얀 구름까지...

모든 것이 좋다

 

단... 내 무릎만 빼고..

 

초여름의 날씨다

이것이 진정한 운남성의 날씨인거 같다

 

 

뒤를 돌아볼 때마다 옥룡설산의 모습이 시시각각 변한다

마치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어서 와... 어서.. 내게로...

마음 속으로 대답한다

응 그래.. 기다려..

그리고 저 곳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친다

 

그 옛날 누군가들이 절벽을 깍고 깍고 또 깍아 만든 길...

비록 끊겨 있지만 그 고난한 삶을 느낄 수 있다

 

도로로 내려가는 내내... 무릎 통증이 엄청났다

뒤에서 천천히 따라갔다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모두들 어제 추위로 인해 내복들을 입고 있어서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잠시 쉴 때 또 진통제를 먹었다

얼른 약이 몸에 퍼지길 바랄 뿐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 임도길도 있고.. 이상하게들 힘들어 한다

나시객잔까지 가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이미 시간은 오후 2(중국 시간)를 향해 가고..

먹은 건 없고..

 

내려오는 차를 잡아 물어보니 나시객잔까지 1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목적지인 차마객잔까지 3시간 이상 거리라서 늦을 것 같았다

 

이때!!!!!!

동네 주민이 차를 태워 준 다고 한다

차로 20분이면 간다고..

물론 공짜는 아니다

전부 50

우린 배도 고프고..

시간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타고 가기로 한다

출발~~~~도착

딱!! 4분 걸렸다

 

.. 하루에만 3번 당했다

사기를 당하면 참을 수가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우린 외국인.. 그리고 초행길... 인 것을..

 

나시객잔에서 보는 옥룡설산..

정말로... 아름답다

저 봉우리.. 종주한다면.. 이런 어이없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단하게 점심을 한 후에

어느 블로그에서나 볼 수 있는 옥수수 앞에서...

남들 하는거 따라하는거 싫어하는데

그래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트레킹은 28밴드부터 시작된다

28번 굽이굽이 길이라 해서 28밴드라 한다

다른 블로그에서 정말 힘들다고 해서

좀 걱정을 했다

 

뒤에는 객잔에서부터 우리를 따라 오시는 마부와 노새

누군가가 낙오되면 태우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등산인 낙오될 지언정 다른 힘을 빌리진 않는다

이 어르신은 고민을 하고 계신다

더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다들 힘들어 한다

현재 고도는...2300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강철체력을 자랑하는 우영이도 힘들어 하는데..

 

난... 전혀 그런게 없었다

배낭 무게는 카메라 풀 장비로 인해 12~14kg 정도임에도...

물론 평소보다 호흡이 부족한 걸 느끼긴 하지만

호흡적으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워낙 천천히... 천천히 올라가서 그런거 같았다

 

올라가는 길마다 이 염소들.. 노새들 똥 천지이다

게다가 건기라서 흙먼지는 엄청나고...

 

아.. 이런 풍경.. 정말 환상적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모습

바람에 나부끼는 저 모습... 편안하고... 자유롭다

 

예전엔 쉼터였을 건물에 수 많은 쪽지들이 붙어 있다

우영이가 그 중 한 쪽지를 구해 뒷면에 우리의 이름을 적었다

 

애들을 먼저 올려보내고 난 장을 비운 후에 내려가서 찍고 왔다

별거 아닌 쪽지에 불과하지만

난 이 사진을 정말 좋아한다

 

올라가면서 혹시 몰라서 진통제를 하나 더 먹었다

다행히도 무릎 통증은 덜하다

식사 하면서 좀 쉬었던게 도움이 된 거 같다

 

올라가는 내내 우석이한테 구박을 받았다

저렇게 빨리 올라가면 고산증 온다고...

나중에 후회한다고..

 

근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 사진의 완성은 우석이와 우영이다

이 둘 덕분에 이 트레킹의 힘듦과 기대 설렘을 모두 볼 수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이다

 

그렇게 올라가니...

이렇게 엄청난 절경을 보게 되었다

더욱 푸르러진 하늘...

더 새하야진 구름

햇살도 부드러워지고

모든 것이 완벽하다

 

사진도 정말 잘 나왔다

다른 사람이 날 찍어주면 대부분이 맘에 안들게 나오는데

이 두 사진은... 최고다

우영아 고맙다^^

 

위  장소에서 내려가보니 더욱 멋진 계곡이 나왔다

 

햇살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풍경은 정말 최고여서

어떻게 찍어도 최고의 사진이 나오는 순간이었는데...

사진 포즈가 엉망이다 

 

 

28밴드도 그리 힘들진 않았고 고산증도 없었고...

해발 2800m까지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내려간다

내려가니 무릎이 다시 아프기 시작한다

짜증난다

아.. 차마객잔이 정상 부근에 있는 줄 알았다;;;

그러길 바랬었다

 

그러나... 차마객잔은 해발 2300m 지점에 있었던 것이다

쩔뚝이면서 내려가니 뒤에 있던 가영 형조 지현이가 알게 되었다

이것도 짜증났다... 모르게 타길 바랬는데...


이 여행을 위해 아웃도어 시계를 구입했었다

그리고 중국으로 지역설정이 되지 않아 비슷한 위도의 지역으로 설정 해놓고 일몰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5시 40분경...

시계의 일몰시간이 되었으나 태양은 아직 떠 있다


우영이가 일몰시간을 물어보길래 알려주니

'해가 저렇게 떠 있는데 무슨 일몰시간이 그래요'

난들 아나.. 시계가 그렇게 말하는걸..

짜증이 났다

통증은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나게 한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지역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 거 같았다

 

근 3시간 가까이 걸어서 드디어 차마객잔에 도착하였다

차와 말이 머물던 곳

신축건물이라서 시설이 좋다

 

상호도협 협곡 1130

상호도협 트레킹 시작지점 1350

차마객잔 1840

총 트레킹 시간 7시간 10

호도협 실제 트레킹 5시간

대한민국 블로거들 정확하다

 

객잔에서 바라보는 옥룡설산

엄청나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음식 중 하나인 백숙

게다가 오골계 같은 저 색깔..

정말 싫다

 

빼갈 몇잔을 원 샷으로 마신다

습관이란게 정말 무서운 것이다

소주는 꺽어 마시면서 빼갈은 무조건 원 샷이다

그렇게 배웠다


소주도 한병 정도 마시고...

 

그냥...

술을 마셨야만 했다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였지만....

모든 것이 엉망인 하루이기도 했다

 

맨 정신으로 있기엔...

내가 너무 나약했다

 

취해서 술도 깰겸 옥상에 올라가 밤하늘 별을 올려다 본다

잘 보인다

갑자기 눈물이 나려 한다

 

카메라를 셋팅해 놓고 의자에 누워 잠시 눈 붙인다

행복하다

좋아하는 별도 수없이 많고 밤 공기도 시원하고

 

마무리 한다고 해서 식당으로 들어가니 바깥에선 설이라고 폭죽을 쏘고 있다

화장실에 가서 먹은 것을 모두 게워내고 별을 찍으러 올라가니 모두들 올라와 있다

 

같이 어플로 별자리도 찾아보고...

난... 갈팡지팡이다

술... 이 눔의 술..

 

그때 별똥별이 떨어졌다

그리고 은하수가 보였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고 사랑하는 은하수...

군 신병 때 첫 행군 후 샤워 대기 중에 올려다 본 새벽하늘

그곳에서 처음으로 본 은하수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그리고 GOP에서의 6개월 동안 매일 밤 나와 함께 했던

수 많은 별들과 별똥별

오랜 세월 가슴 속에...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그걸 드디어... 20년 만에 이곳에서 보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모든 것이 엉망이었던 하루를 뒤로 하고 잠이 들었다

그러나 2시간 정도 자니 숙취에 눈이 떠진다

새벽 1시다

잠이 오질 않는다

 

별이 보고 싶었다

바깥에 나가니 여전히 수없이 떠 있는 밝은 별들..

그리고 시원한 바람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다시 잠자리에 들어간다

 

그러나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보고 싶었다

아깐 잘 찍지 못했었다

잘 찍어서 남겨야 한다. 언제 다시 보겠는가..

 

고민을 하다가 다시 찍기로 한다

 

카메라를 80분으로 셋팅해 놓고

다시 잠자리로...

그러나 여전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심장은 더욱 뛰기 시작한다

 

바람에 넘어지진 않을지..

누군가가 오진 않을지...

 

옥상으로 올라간다

카메라는 세팅되어 있는 대로 찍고 있고..

난... 공룡능선 종주 다큐를... 보다가 만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가만히 새벽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어둠을 무서워하지만 이 순간 정말 행복하다

 

이 행복을 또 느끼고 싶었다

 

 

 

이렇게 별을 모두 찍고 다시 잠자리로 든다

새벽 3시 20분...